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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

2020년 별거 없는 회고

경석이형

2020년은 정말 특별하고 의미 있는 한 해였다. 20살 이후 특별한 사건 없이 무난하게 살아왔던 내게 특별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2020년을 마무리하면서 회고를 쓰려고 계속 시도했는데, 뭔가 계속 글이 안 써졌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어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멋진 회고를 작성하고 싶은 마음, 욕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쓸지 고민만 하다가 2020년이 끝나고 흐지부지될 바에는 별거 없는 회고라도 작성하자는 생각에 2020년 별거 없는 회고 작성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회고는 2020년 당시의 마음과 고민을 회상하며 웃고 있을 미래의 나를 위해 작성한다. 내 블로그 첫 글처럼 말이다.


우아한테크코스

우테코

2020년은 우아한테크코스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유재석 님의 인생을 바꿔준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라면 내 인생을 바꿔준 프로그램은 이 우아한테크코스이다. 과장하고 오바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다.

개발자로서 성장은 우아한테크코스 과정 중 글쓰기를 하면서 많이 작성해뒀으니 생략하고 그 외적으로 성장한 부분을 남기려 한다.

우테코는 태생부터 나태한 줄 알았던 나에게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머리가 좋은 줄 알았던 나에게 진짜 머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내 머리는 조류 or 어류 수준이라는 객관화를 시켜주었다.

그것 뿐이 아니다. 얘기하자면 너~~무 많지만 멘탈이 단단해진 게 가장 크다. 애초에 나란 사람은 생각이 깊지 않아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아한테크코스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크게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했다.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무능함을 질책한 게 가장 큰 것 같다. 우아한테크코스 자체적인 문제나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스트레스를 주고 힘들어했다.

뭐 결론적으로 스스로 느낀 무능함은 더 노력하게 해주었고 약해지는 멘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관리하는 법을 깨닫게 해주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이런 시기를 겪으며 내 무른 멘탈도 조금은 굳어졌으니 크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누군가는 우아한테크코스를 취업 학원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테코는 앞으로 쭉 좋은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그냥 최고의 유일무이한 교육이다.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과분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포비와 코치님들께 항상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취업

우아한테크코스를 진행하면서 정말 운이 좋게 취업에 성공했다.

언제 한 번은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공시생과 수험생이 합격 결과를 확인하고 눈물 흘리며 기뻐하는 영상을 보고 현타가 온적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이룬 결과에 눈물 날만큼 기뻐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인생을 허투루 산 느낌 때문이었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꼭 그런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최종합격하고 정말 눈물 날 만큼 기뻤다.

생전 처음 면접 준비를 하면서 떨리고 무섭고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이 남아있는 나에게, 학교라는 도피처가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정말 가고싶은 회사였지만 준비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학교로 돌아갔다가 준비하고 1년 뒤 다시 도전할까.. 하는 고민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다. 그러던 중 플젝 팀장 타미 핸드폰 잠금화면에 있는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라는 문장을 보게되었고 이 짧은 글이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여자친구의 격려와 응원도 정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쪼큼 깨달은 게 도전하고 준비하는 자에게만 운이 좋을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두 번의 면접 막바지에 면접관님들께 나에게 조언해달라는 질문을 돌려서 말씀드렸었는데, 진심으로 조언해주시고 가슴에 남을 좋은 말씀 해주신 면접관님들께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학교 졸업은 해야 해서 입사는 21년 7월로 결정됐다. 4학년 1학기는 다니고 2학기는 취업계를 내고 졸업할 생각이다. 7월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입사하자,,


블로그

그래프 높이는 이상하지만 2019년 4월에 시작한 블로그는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내 일과는 블로그 방문 통계를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누가 내 블로그를 언급했는지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2020년 10월 어느 날에는 일 방문자 수 200명을 넘기기 힘들었던 내 블로그에 300명이 넘게 방문해주셔서 무슨 일인가 했다. 알고 보니 그날 쿠팡 온라인 코딩테스트가 있었고 블로그에 올린 글이 문제에 그대로 나왔었다고 한다. 링크가 어디 뿌려졌는지 직접 링크 타고 방문한 횟수도 100이 넘는 신기한 날이었다. ㅋㅋ

나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고민하다가 일단 시도해본 블로그인데 생각보다 잘 맞고 운영하면서 뿌듯하고 재밌는 요소들도 많아 요즘 들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일단 시도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하고 나면 항상 좋은 일만 생기고 손해 본적은 없는 것 같다.

블로그에 광고를 달고 한 달에 1달러씩 올라가는 수익을 보는 것도 재밌고 다른 블로그에 내 글이 링크 걸리는 걸 보는 것도 뿌듯하다. 특히 우테코 캡틴인 포비가 운영하는 NextStep 코드 리뷰에서 개념 정리를 위해 내 글을 링크 걸어준 것도 별거 아니지만 넘 뿌듯했다.



열심히 쓴 글이 칭찬받을 때면 못생겨지는 줄도 모르고 광대가 치솟는다.




예전에는 단순히 학습 목적으로 글을 썼다면 이제는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블로그도 더 성장하겠지.,


2021년은..

학교

2021년은 우선 학교로 돌아간다. 학교로 돌아가면 후배들에게 내가 배웠던 지식이나 경험을 나눠주면서 배움을 얻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난 14학번이고 신입생은 21학번이니 아는 후배는 없다. ㅎ

남 눈치 덜 보기

나는 지나치게 남 눈치를 많이 본다. 옷이나 신발을 사러 갈 때 직원이 내 옆에 붙으면 긴장 상태가 되고 추천해주고 골라준 성의를 거절하기 죄송해서 그냥 사버리곤 한다. 21년은 내가 좀 더 편하기 위해 남 눈치를 덜 보며... 살아보고자 다짐한다.

일단 도전해보기

도전해볼까..? 하다가 에이.. 하고 안 해본 것들이 꽤 있다. 기억이 안 나는 것도 많지만, 이제는 일단 시도라도 해보자는 마음가짐이 강해졌다. 21년에는 도전해볼 거리가 생각나면 되는 이유부터 생각하면서 일단 달려들어 볼 계획이다.

Spring 연마하기

Spring을 완벽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Spring 동작 원리와 같은 이론 부분은 자신이 없다. 21년 입사하기 전까지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자신있어질 만큼 Spring을 연마해볼 계획이다.


막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이게 회고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개발자 회고 모음에 있던 말처럼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회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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